망팔(望八)의 나이에 접어드니
지인으로부터 과거에 같이 근무하던 직장의 선배이자 고향의 선배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고향이라 하여도 읍, 면(邑, 面,)은 다르고 같은 군(郡)의 선배였다. 그러니 서로가 생활하는 곳이 거리가 좀 있었던 관계로 바로 이웃집같이 빈번하게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서로 정년퇴직을 하고 난 뒤에는 아무래도 만남이 더욱더 뜸하였던 것이다.
한번 찾아가서 인사를 한다는 것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는 영영 인사를 할 기회가 없어졌다. 이번에 돌아가신 선배 뿐 아니라 직장 생활할 때는 형님, 동생 하던 가까운 여러분이 고인이 되셨다. 정년퇴직으로 직장은 떠났지만 직장의 선배이자 고향의 선배이신 그분들을 가끔씩은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였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그분들이 고인이 되고 나니 마음 한편에 조금은 미안함과 아쉬움이 자리를 잡는 것 같다.
가까운 분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한 분, 두 분 떠나가고 내 나이도 이제는 망팔(望八)의 나이에 접어드니 이때까지 살아온 것에 대하여 되돌아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탓이렸다.
지나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노라면 그 당시에는 나의 모든 삶이 최선을 다하고 바르게만 살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뒤돌아 보니 그 삶 중에서 군데군데는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뭔가 부족하게 산 흔적을 발견하고 그 삶들이 주마등처럼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문득 언젠가 보았던 아래의 글이 생각난다.
기차에서 뒤를 돌아 봤을 때
지나온 길은
굽어진 길의 연속이었다.
타고 갈 때는 직진이라 여겼는데.
나 또한 반듯하게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굽어져 있고
그게 인생인가 봅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발자국이
반듯하지 않았음을 발견하는 것은
저물어 가는 가을날,
이 나이가 되면 가끔씩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자기 성찰을 하는가 봅니다.
오늘도 굽어진
길을 가면서 반듯이 가고 있노라
자만하거나 자랑할게 별로 없다
생각됩니다.
다만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바른 삶에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삶의 정도겠지요?
순리에 맞추어 살아가면
조금은 늦을지라도 바른길로
가는 길이 아닐까요ᆢ(♥)
부모님이 살아 계셨을 때는 부모님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리고 가정에는 최선을 다하는 모범적인 가장이라고,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였던 것이다. 망팔(望八)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오직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똑바로 살아왔다고 자부심을 가졌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나이가 되도록 걸어온 나의 지나온 발자취를 보니 온통 구불구불하기만 하였다.
위의 글처럼 세월의 길을 걸어갈 때는 오직 직진만 하는 줄 알았는데 뒤돌아 보니 기차에서 뒤를 돌아 봤을 때 지나온 길은 굽어진 길의 연속이었다는 표현처럼 나의 지나 온 길 역시 굽어진 길의 연속이었다.
내가 우리 부모님에게 최선을 다하며 모셨다는 나의 생각은 세월이 흐른 뒤에 세월의 발자취와 주위를 둘러보니 참으로 어리석은 착각이었고, 자식들에게도 아버지로서 한 점 부끄럼 없이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얼마 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어느 고위 공직자의 자녀 입시에 대한 스펙 만들기를 보니까 나 자신은 한없이 보잘것없는 아버지였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위에 언급한 것은 나의 지나온 삶의 극히 일부분이고 그 외 많은 이런저런 지나간 모든 일을 뒤돌아 보니 내가 지나온 인생의 길은 구불구불한 길뿐이었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똑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길처럼 구불구불하게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망팔(望八)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뒤를 돌아보니 내가 살아온 삶이 구불구불한 굽은 길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이 순간 이후의 다음 인생 여정만큼은 앞의 글처럼 바른 삶에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살아야 되겠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 나이 망구(望九)의 나이에 접어들었을 때는 조금은 늦었지만 늦게나마 바른 삶에 가까 와지도록 노력하며 살았구나 하는 나 스스로의 만족감에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그런 삶이 되기를 바라고 또 남은 여정도 바른 삶에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정도(正道)의 삶을 살며 더 먼 훗날에 내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아쉬움과 후회할 일 없이 똑바로 살았노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서산 산마루의 석양을 바라보며 입가에 웃음 가득 머금은 모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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