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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모기장과 모기

▣ 世上萬事/♠ 블로그 주인장의 생각

by 金相烈 2020. 3. 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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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모기장과 모기



(사진출처 : blog.naver.com/ui1bojuqa)

일 년 중에서 기온이 높고 많은 강우량으로 습기가 많은 여름이면 동물이든 식물이든 많은 생물들의 성장과 활동이 왕성하다. 생물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과 움직이는 동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동물 중에는 포유류와 같이 큰 생명체가 있는가 하면 아주 작은 곤충도 있다. 그리고 또 곤충 중에서도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이 있는가 하면 해로운 곤충 즉 해충도 있다. 이 곤충들은 대부분 단년생이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가 일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여름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기간이다. 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간 중 특히 해충은 극성스럽게 우리들을 귀찮게 한다.


이렇게 우리를 귀찮게 하는 많은 해충 중에서 유독 사람을 더욱더 극성스럽게 귀찮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모기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이 불청객 모기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아주 먼 옛날의 모기 퇴치법은 상세히 ㄹ알 수는 없지만 본 필자의 어릴 때 기억을 되살려 보면 그 시절의 모기 퇴치의 수단은 모기 불과 모기약 그리고 모기장이었다..


모기불은 농촌에서나 가능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주택이 밀집한 도시에서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다행히 내가 자란 곳은 시골이라 모기불을 피워 모기를 퇴치시켰다. 모기불은 산이나 들에서 불에 잘 타지 않는 생풀을 베어와 마당에 놓고 불을 피워 그 연기로 모기를 쫓는 것이다.


그리고 모기불과 더불어 모기약과 모기장이 여름철의 모기 퇴치 방법이라 하겠다. 모기약과 모기장은 지금도 모기 퇴치의 수단이지만 품질은 현격한 차이가 난다.


모기향이 개발되고 모기약도 분사식이 개량되고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농촌에서도 모기불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문명의 혜택이라 할 수 있겠다.


모기향과 모기약도 인체에 해롭다 하여 요즘은 붙을 붙여 연기로 모기를 쫓는 모기향 대신 인체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액체전자모기향이 나오고 분사식 모기약도 식물에서 채취한 원료의 모기약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으면서 인체에 어떠한 해도 주지 않고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은 모기장이다.


여름철 해가 지면 모기들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1960,70년대만 하여도 집집마다 마당에 모기불을 피우고 저녁을 먹고는 평상에 앉아 온 가족들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의 빈터에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기불이 피워져 있고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메케한 연기가 얼굴을 덮치면 손으로 연기를 흩어 버리면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농촌에서도 지금은 볼 수 없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사진 출처 :cafe.daum.net/namwonsan)



집집마다의 마당에서나 동네 공터의 모기불이 거의 사그려들 때쯤 이야기꽃을 피우던 가족이나 이웃들이 하나, 둘 자기 집으로, 그리고 모기장이 쳐진 방으로 자러 들어간다.


(사진 출처 : daum)


모기장 안에는 모기장을 칠 때 깔아 놓은 이부자리가 있으며 그 이부자리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있다.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서 하루 종일 일한다고 피곤한 몸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그런데 잠이 들만 할 때 왱왱거리는 모깃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팔, 다리가 따끔거리고 근지럽기 시작한다. 아뿔싸 초저녁에 모기장을 치던 아들놈이 모기장에 구멍이 났다고 하는 것을 아버지나 엄마나 다 귀가로 흘려 들었다. 아버지는 저녁식사 후 동에 공터에 나가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느라고 잊어버렸고, 엄마는 저녁 설거지 후 마당에 펴놓은 평상에서 깜빡 잠이 들어 잊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는 아들놈에게 모기장 안으로 모기가 들어온 원인을 책임 아닌 책임을 지운다.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하여 모기장의 아랫부분을 치켜들고 나갈 때 그 틈새로 모기가 들어왔다고, 그러면서 파리채로 모기를 잡는다고 법석을 떨면서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옆에 자는 아들놈 팔과 다리를 툭툭 쳤다. 급기야 아들놈 얼굴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있는 모기를 잡겠다고 파리채로 아들놈 얼굴을 쳤다. 자다가 파리채 벼락에 놀라 일어난 아들놈 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저녁에 모기장에 구멍이 났다고 할 때 진작 기웠어면 될 텐데 하면서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린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식놈이 아비한테 버릇없이 군다고 역정을 내고, 그 소란스러움에 옆에 자고 있던 엄마도 아버지께 한마디 거든다. 왜 모기장 구멍을 좀 손질하지 않았느냐고. 구멍 난 모기장 안으로 들어온 모기 몇 마리 때문에 아버지와 엄마까지 티격태격하였다.


좁은 모기장 안에서의 모기 소동으로 길지 않는 여름밤은 어느덧 새벽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진작 초저녁에 모기장 구멍을 발견하였을 때 손질을 하였으면 그렇지 않아도 더위로 짜증스러운 밤을 편안하게 보냈을 것이다. 비록 아직 어려서 철이 덜 든 자식놈의 말이지만 흘려듣지 않고 모기장 손질을 하였으면 그렇게 소란을 피우지 않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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