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고 내리기의 공포
나를 비롯한 나의 세대들이 어릴 때만 하여도 요즘 어린이들 같이 특별한 놀이 기구가 별로 없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저 밖에서 특별한 놀이기구 없이 놀았다. 여자애들은 고무줄 뛰기 등 대체로 좀 얌전한 놀이를 하였고 남자애들은 그저 흙밭에서 뒹구는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비록 흙밭에서 뒹구는 놀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놀이가 꽤 있었다. 그렇게 한참 놀다가 보면 옷은 엉망이고 집에 들어가서는 엄마한테 잔소리를 듣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린다. 날씨 등으로 밖에서 놀 수 없을 때는 그에 맞게 적당한 놀이를 찾아 하곤 하였는데 수수께끼나 스무고개도 그 놀이 중에서 하나였다.
그 수수께기 중에서 " 네발로 걷다가 그리고 두 발로 걷다가 마지막에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답은 사람이다. 아주 어릴 때는 두 발(다리)과 두 손(팔)으로 걷다가(기어 다니다가) 자라서는 두발(다리)로 걷다가 나이가 들어 늙어서는 다리에 힘이 없어 지팡이를 짚고 다니므로 세 발(다리)로 걸어 다닌다는 것이다.
요즘은 백세 시대라 그에 걸맞게 모두들 건강 관리를 잘하여서 그런지 세 발로 다니는 고령자들을 웬만해서는 보기가 힘든다. 나이가 들어서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는 것은 다리에 근육이 줄어서 힘이 없고 균형감각이 저하되어 쉽게 넘어지기 때문이다. 건강관리를 잘하여 지팡이를 짚고 다닐 만큼 하체가 부실하지는 않지만 다니기가 힘이 드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젊었을 때는 시내버스에 타고 내릴 때를 비롯하여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갈 때 버스 기사가 아무리 난폭 운전을 하여도 한 손으로만 손잡이를 잡아도 목적지까지 끄떡없이 가곤 하였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는 버스 타는 것이 두려웠다.
과거의 일부 시내버스기사들 같이 고의적으로 난폭운전을 하는 기사는 거의 없지만 버스의 구조상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버스에서 균형 잡기기 힘든 고령자들한테는 타고 내리는 것이 어떤 때는 공포였다.
요즘 승용차들은 거의 자동변속기다. 그러나 시내버스는 대부분 수동변속기로 알고 있다.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버스를 비롯하여 대형차들은 대부분 수동변속기 차량이고 화물차들은 소형이라도 대부분 수동변속기 차량이라고 한다.
대형 버스를 비롯하여 화물차들이 수동변속기를 선호하는 것은 차량의 출력이나 연료비에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시내버스는 정류장이 촘촘히 있기 때문에 그 노선의 종착지까지 가는데 가다 서기를 아주 자주 하고 어떤 곳은 바로 앞 정류장과 바로 뒤 정류장의 버스가 서고 가고 그리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모습까지 다 보일 정도로 가깝다.
한 번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 벽에 부착되어 있는 정류장 안내표를 보았다. 그 노선은 기점에서 종점까지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흔들리는 버스라 자세히는 못 세었지만 정류장이 35~6곳 정도였다. 1시간에 35번 정도 서고 가고 한다는 것인데 신호로 서는 것 까지 포함하며 1시간 운행거리에 약 50번 정도 서고 가야 된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1시간 운행거리에 약 50번 정도 정차를 하는 것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1.2분 즉, 1분 12초에 한번씩 정차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약 1시간 운행거리에 적게는 30~40번, 신호 사정에 따라 많게는 50번 이상 정차를 하면서 운행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떤 때는 난폭운전 또는 약간의 불친절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어떤 때는 진상 승객을 응대할 때는 그야말로 스트레스도 팍팍 쌓일 것이다.
시내버스의 변속기가 대부분 수동변속기이기 때문에 걸음거리가 불편한 노인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데 더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지나친 것일까?
시내버스의 정류장과 정류장간의거리가 먼 곳과 짧은 곳 그리고 신호대기의 횟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평균적으로 1분 몇 초에 한 번씩 정차를 하자면 급감 속, 급정차에 가까운 정차 그리고 급발진과 급가속을 하면 버스는 정류장에 서고 갈 때마다 심하게 요동을 친다.
수동 변속기 차량인 시내버스는 특히 출발할 때가 차체의 요동이 심한다. 급발진에 가까운 출발과 정상속도를 내기 위하여 여러 번의 변속 레바 조작, 자동변속기와 달리 변속 레바를 조작할 때마다 클러치를 조작하고 그리고 브레이크와 가속기와 핸들 조작 등으로 버스기사의 손과 발이 잠시도 쉴 여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때마다 차량 자체가 크게 흔들리곤 한다.
이렇게 정류장에 도착하여 승객이 승차하고 출발할 때 버스가 심하게 요동을 치면 걸음걸이가 불편한 노인들은 당황을 한다. 다행히 빈 의자가 가까이 있으면 다행인데 멀리 있을 때는 더 당황스럽다. 더하여 버스기사가 빨리 앉으라고 하면서 급히 출발을 하면 당황스럽기 하면서 몸의 중심을 잡기도 힘든다.
걸음걸이가 불편한 노인들은 내릴 때도 역시 긴장이 된다. 요즘 시내버스에는 버스가 정차한 후 일어나라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지만 자리에서 출입구까지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노인들은 그것까지도 괜히 버스기사의 눈치가 보이 것 같아서 보통 전 정류장에서 버스가 출발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 가까운 곳에서 손잡이를 잡고 내릴 준비를 한다. 그런데 일부 버스는 완전히 정차하지도 않았는데 문을 활짝 열어 버린다. 순간적으로 깜짝 놀란다.
만약에 대형차 중에서 짧은 시간에 잦은 잦은 섰다 갔다를 반복하는 시내버스만이라도 자동변속기 차량으로 개선하면 버스기사도 그만큼 편리하면서도 운전에 대한 피로도 덜 할 것이고 그만큼 승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시내버스 승객 그중에서도 몸이 불편한 노약자들에게는 마음 편하게 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인간의 영역이 지구를 벗어나서 우주까지 확대될 만큼 과학 문명이 발달된 현대에서 버스를 자동변속 차량으로 개선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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