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게 보일까? 초라하게 보일까?
1. 재취업으로 제2의 인생
아침에 평소와 다름없이 일찍 일어나 집 근방에 산책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하였다. 면도를 하고 세수를 하고 거울도 한 번 보았다. 거울속에 비치는 모습이 많이 늙은 것 같다. 60대 중반의 나이. 과연 늙은이일까?
그리고 오늘은 유난히 출근하기가 싫었다. 이 나이에 직장에 다녀야 하는지 하는 마음도 들었다. 원래 다니던 직장에서 나이가 되어 정년퇴직하였으면 되었지 다시 다른 직장에 재취업하여 꼭 다녀야만 하는지 온갖 마음이 다 든다. 급여도 원래 다니던 직장에 비하면 형편없아 적은데.
20~30여년 전만 해도 50대 중반만 넘으면 늙은이 취급을 하였다. 주위에서도 그렇고 본인 스스로도 늙은이라고 생각하고 늙은이 행세를 하였다. 그 때는 우리 나이로 61살이 되면 오래 살았다고 환갑 잔치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양호한 영양섭취와 우수한 의학 덕분에 건강이 좋아 60대까지도 늙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갑잔치는 없어진지가 오래 되었고 요즘은 칠순잔치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렇게 건강하게 오래 살다 보니까 60대에에도 경제활동을 하는 이가 많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정년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건강 등 여건이 되면 계속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직장인들은 정년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일단 정년퇴직을 하면 경제 활동은 끝이다. 그러나 요즘은 정년퇴직을 하고도 제2의 직장에 재취업하여 경제 활동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많고 해가 거듭할 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정년퇴직을 하고도 제2의 일자리를 찿아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 사람들 각자마다 재취업의 동기는 다르겠지만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렇게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어느 정도 노후준비를 하였다 하여도 부족분을 자식들에게 손을 내밀기가 어려워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노후 준비를 잘 하여 경제적으로 아무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도 제2의 일자리를 찾아 일을 하며 노후를 보람있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노후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은 어쩔 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노후 준비가 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이 은퇴 후 제2의 일자리를 찾는 것은 여생을 좀 더 보람있게 보내기 위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극히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노후 준비가 잘 되었다 해도 매달 해외 여행을 다니고 매일 여행을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국내나 해외 여행을 다니는 기간 외 대부분은 무료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즉 대부분의 날을 목적없이 아까운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다.
보통 정년퇴직을 하였다면 적게는 20~30년, 많게는 30~40년을 직장생활을 하였을 것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정년퇴직이 가까워 오면 직장 생활이 지겹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정년퇴직을 하면 푹 쉬면서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많이 세운다. 그리고 주위해서도 그 동안 고생 많이 하였으니 이제는 푹 쉬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본인의 생각이나 주위의 권유가 다 맞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물론 노후 준비를 완벽하게 하여 자기의 개인 시간을 즐길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 준비가 안되었거나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개인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자식들을 부양하느라 준비가 덜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식에 대한 부양이 자기(부모) 희생에 가까을 정도다. 학비는 물론 결혼 비용, 그리고 결혼 후에도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자식 부양에 대한 부담이 얼마나 컷으면면 한국의 부모는 죽어야 자식으로 부터 해방 된다는 말까지 다 있을까!
정년 퇴직을 하고 일년쯤 쉬다가 재취업을 하여 직장 생화를 하고 있다. 재취업을 한 이유는 위의 이유 중에 포함 되어 있을 것이다.
2. 갈등
재취업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35년간의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정년퇴직을 하고도 또 재취업을 하여 직장생활을 하여야 하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보였다. 물론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경제적인 측면 보다는 재취업을 함으로서 남은 여생을 좀 더 보람있게 산다고 생각하면 구태여 갈등을 할 필요가 없다.
나 자신은 재취업하여 새로운 삶의 시작에 대하여 떳떳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남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이 정년퇴직하기 전 먼저 퇴직한 선배들 중에서 재취업하여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분들에게 이제 좀 쉬지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것이라고 일을 하느냐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곤하였다. 역시 이런 나를 보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이것이 내 마음의 갈등이다.
사실 재취업을 하여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질문을 받곤 하였다. 근무하는 곳에 방문객 중에서 모르는 사람들은 나의 모습을 보고는
이 직장에는 정년이 몇 살이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을 듣고는 참 잘 하셨다고들 한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꼭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 사람의 속 마음까지도 방금 나에게 한 말과 같을까?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혹시 같이 근무를 하였던 후배 동료들을 만나면 선배님 이제 그만 쉬시지 왜 이러힙니까 하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나도 전에는 자네듣 같은 질문을 많이 했는데 퇴직해 보니까 알겠드라.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이해가 안된다. 자네들도 퇴직을 해 보면 알 것이다라고 대답을 하곤 하였다.
재취업에 대하여 질문을 받으면 나는 항상 이런 대답을 한다
사람은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삶 목적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이 바로 일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아무런 목적 없이 살면 더 빨리 늙는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밀림의 제왕 사자도 먹이감을 잡기 위하여 힘껏 질주하는 모습이 사자다운 모습이지 실컷 배를 채우고는 누워서 뒹구는 모습에서는 결코 밀림의 제왕다운 모습을 찿아 볼 수 없다
그리고 자식들에게도 재취업하여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서 자식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대답은 하지만 나만의 생각인지 모두들 공감하는 말인지는 나 자신도 확신을 할 수 없다. 어쩌면 재취업에 대하여 나의 생각을 강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여행을 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 더 보람있는 삶이며 행복이라고 생각 할 것이고 자식들도 부모가 자신이 열심히 일하며 자기들에게 좋은 교훈이라고 보여주는 것 보다는 많은 재물을 물려 주는 것을 더 바랄 것이고 많은 재물을 물려 주는 부모를 더 좋은 부모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복잡한 이 모든 생각을 버리고 출근을 하여야 되겠다. 나머지 남은 내 삶을 더 보람있게 보내고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야 되겠다.
그러나 그래도
이 나이에 재취업을 하여 직장 생활을 하는 모습이 남에게 떳떳하게 보일까? 초라하게 보일까? 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네.
김 상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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