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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육식은 계율에 어긋나는 것인지?

▣ 종교 이야기/♠ 불교

by 金相烈 2012. 8. 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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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육식은 계율에 어긋나는 것인지?

 

 

 

>Q,스님들의 육식[肉食]은 계율에 어긋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덧붙여 재가 불자들의 육식에 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출가자가 아닌 재가불자들이 육식을 않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A,불자님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기 위해서 우선 두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하나는 계율(戒律)에 관한 부분입니다.율장에서 육식에 관한 부분을 찾아보면
불견(不見:눈으로 직접 잡는 모습을 보지 않은 고기),
불문(不聞:나를 위해 잡았다는 말을 듣지 않은 고기),
불의(不疑:나를 위해 잡았으리라는 의심이 없는 고기),라고 해서 삼정육(三淨肉)을 허용하고
오종,구종정육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부처님 제세시에는 육식이 계율로 금지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의 식생활 원칙은 주는 대로 먹는 것입니다.
수행자들에게는 걸식(乞食)이 중요한 수행법이었기 때문에 음식을 가려먹을 입장이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음식을 탁발하면서 맛이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았고 먹고 싶은 음식이나 채식 육식을 서택하지않고 인연따라 탁발을 했답니다. 받는이의 선택권보다는 주는이의 공덕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분율(四分律) 같은 율장에도 음식의 종류보다는 주로 음식을 먹는 방법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으로 부처님 당시의 모습을 많이 보존하고 있는 남방불교에서는 지금도 불전(佛殿)의 공양물로 육류와 생선 같은 것을 제한하고 있지 않는다고 하네요.
티베트에서는 스님들의 주식이 고기와 밀가루랍니다.

그러나 대승불교가 발달하면서 불교가 가진 불살생계(不殺生戒)의 정신이 강조되어 살생을 가져오는 육식을 금하는 쪽으로 발전합니다.그래서<법망경>(法網經)같은 경전에서 불자는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면서 일부러 먹으면 죄가 된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법망경>은 북방의 대승불교권에서 쓰이는 계본입니다.

이렇게 남방과 북방 불교 권에서 계율의 차이가 나는 것은 문화와 지역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봐야 할 또 다른 하나는 지금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승불교 권에서의 채식위주의 생활방식이 갖는 의미입니다.채식은 자비(慈悲)의 확대해석, 적극적 해석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쪽으로 식문화가 발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기를 먹는 것과 안 먹는 것을 두고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보다는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자비의 의미를 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덧붙여 말한다면 절 집의 수행방식에 육식보다는 채식이 훨씬 더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정과 청결의 측면도 그렇고 많은 인내력을 요구하는 수행법에도 채식이 나은건 사실입니다.

채식은 확실히 신체적인 건강과 심성의 부드러움,인자한 성격과 인내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과학적으로도 채식을 위주로하는 생명체들이 지구력이 뛰어난 것으로 증명되지 않습니까?

재가 불자들의 식생활은 개인적으로 선택해야 할 부분입니다.
건강이나 신체적 필요에 의해서 채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발원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훌륭한 일이긴 하지만 개인적 수행을 위해 식생활을 조절하는 일이 자랑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쨋든 불교는 처음부터 형식적으로 채식에 치우치지 않았습니다.음식에 대한 탐심만 내지 않는다면 육식과 채식의 제약을 가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것은 음식에 집착하지 않는 그 마음이지 내용물은 아니라는 가르침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육식과 채식의 문제에 있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최선을 다하여 부당한 살생을 피하고 다른 생명체에 유용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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