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의 노래
나 천상의 옥황상제와 더불어
雨師 雲師 風師와 노닐다가
드디어 지상에 강림하였노라
아침 이슬 영롱한 심산유곡의
풀잎에 깃들어
그윽한 산자락 청류수 계곡에서
노닐던
꿈 같은 시절도 있었노라
돌돌돌 구르는 운명으로 태어나
흘러 온 내력을 어찌 다 말로 하리
골짜기 돈사장의 구린내도 맡고
잉어사육장의 비린내도 풍기다가
땜의 수위조절에 떠밀려
참을 수 없는 구역질과 악취 풍기는
한강물따라 어느 취수장에 당도하였노라
정수장의 황산알루미늄과 한 조가 되어
수도관을 따라 나섰건만
어느 누구도 우리 알몸을 거부하고
다시 정류기 휠터에 걸러지는
아픔까지 겪었네
마침내 식도를 따라 오장육부에 머물다가
똥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오랜 세월을 정화조에 갇힌 몸 되었다가
빠져 나온 곳 시궁창이었네
아! 기막인 운명의 순간들이여
내 순결이 이토록 짓밟히는구나
물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바다
출렁이는 바다로 가 보았으나
핵 폐기물 검은 바다로 덮고
유조선의 기름띠가 숨통을 조이는 구나
가자
다시 천상의 나라로
나 이제 가면 두 번 다시 지상엔
오지 않으리
- 강진원 시집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리라"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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