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런 역사(驛舍)와 고목 벚나무
부전역에서 동해남부선 열차를 타고 40분쯤 가면 좌천역에 도착하게 된다. 아담한 역사와 입구의 은행나무와 향나무 등 많은 나무들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봄, 특히 벚꽂이 만발하는 시기에 좌천역을 지나다 보면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고목 벚나무다.
요즘은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벚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도로의 가로수를 비롯하여 학교 운동당, 아파트의 가로수, 화단의 조경 벚나무 등 많은 벚나무가 심어져 있고 봄의 개화기에는 화사한 벚꽃을 보고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벚나무는 주로 20~30년 쯤 되는 나무가 대다수다. 벚나무는 일본의 꽃이고 일본의 국화라고 알고 일제 강점기 때 심어진 나무들은 많이 베어졌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 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되고 일본의 국화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져 자생지의 벚나무를 번식시켜 심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이 요즘 꽃을 피워 우리들의 마음을 화사하게 해 주고 있다.
좌천역 주위에서 태어나고 자란 60대 중반의 나이인 주민의 말에 의하면 자기들이 초등하교 다닐 때 이 고목 벚나무들은 큰 나무였다고 한다. 그리고 1934년에 동해남부선이 개통되어 좌천역이 영업을 시작하였으니까 개통 당시에 이 벚나무를 심었다면 수령은 약 70~80년은 되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좌천역의 벚나무 한그루는 시설반 옆에 있으며 주위는 철도관사의 텃밭이다. 텃밭의 농작물에 그늘이 된다고 나뭇가지들을 아무렇게나 잘라 참으로 보기 흉한 나무가 되어 버렸다.
또 다른 한그루는 좌천역의 화물 작업장 주위에 있다. 이 벚나무의 주위에는 화물을 하화하는 도구 등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그리고 열차에서 내려 광장으로 나가면 주택가 골목길에 또 한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이 벚나무의 모습은 앞의 두 벚나무 보다 더 처참하다. 가지는 거의 다 잘리고 썩었다. 주택가 골목에 있는 관계로 주위는 온통 콘크리트 바닥이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세 그루의 벚나무는 지극히 열악한 환경에서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열악한 환경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학대속에서 살아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봄이 되면 겨우 남은 몇몇 가지에서 꽃을 피워 사람들의 마음를 화사하게 하여 주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비록 수령이 오래된 고목이지만 잘 보호를 하여 새로운 가지가 많이 생겨 봄이면 더 많은 꽃을 피우고 그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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